노운미 시인 / 로드 킬
담뱃불 비벼 끄듯 불빛을 비비며 음악이 춤을 춘다 바람은 웨이브로 파도를 탄다 테이블에 앉아 있는 시선들이 바람 따라 움직인다(죽을때까지얏호흔들어) 댄서는 적성에 맞지 않아 고양이의 소리는 음악이 질러대는 환호성에 묻혀 버린다 리듬감을 기억해 고양이의 손목을 이끌며 음악이 말 한다 어깨를 흔들며 몸을 풀어봐 미친짓이야 미친짓이야 춤을 추며 고양이가 소리지른다(우리함께소리질러목터져라소리질러) 살의와 광기에 미쳐있는 클럽이 어둠 속 우주처럼 떠다닌다 삐걱삐걱 뻣뻣한 몸으로 춤을 추는 고양이는 그들의 시선에서 멀어진다 가끔 바닥을 핥고 지나가는 불빛이 고양이를 어루만지며 지나간다 나를 버리고 리듬을 타는 거야 리듬리듬리듬을 그리고 돌려 허리 아래아래만 돌려돌려 절정의 시간 클럽을 가득 메운 클러버*들이 미친 듯이 소리치며 흔들어 댄다(야이야이바숴질때까지비벼비벼) 불빛들은 음악을 끌어안고 뱀의 혓바닥처럼 날름거리며 서로를 핥는다 스테이지를 누비며 웨이브를 타는 고양이가 웃는다 한 쪽 입술 치켜들고 윙크를 날린다 부드럽게 영혼이 빠져나간 몸처럼 더듬는다 가슴을 엉덩이를 음악을 더듬는다 바람을 안고 불빛을 더듬는다 (뼈가부서질때까지가는거야!) 카메라 셔터가 터지고 조커**처럼 환하게 웃고 있는 고양이가 클럽 바닥에서 인화된다
*클럽회원 **배트맨에 나오는 인물
2011년 시인정신 여름호
노운미 시인 / 미친 짓이다. 너를 만난 것은
시뻘겋게 녹슨 이빨 빠진 칼을 들고 절름거리며 어둠 속에서 너를 기다린다 수십개의 대가리를 가진 수십 개 의 다리를 가진 아메바 족속의 혈통 잘라내어도 무성하게 자라나는 조소로 가득 찬 너, 아무것도 아닌 것이 밤마다 머리맡을 배회하며 내 영혼을 갉아 먹는....시詩 쥐도 새도 모르게 토막쳐서 암매장 시켜버리겠어 저 밋밋한 무덤 흰 백지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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