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석 시인 / 마임
계속해서 문이 열렸다
나는무한히 열리는문 앞에서 몸이었다
춤 춤 춤
나는 춤 속에 있었고 춤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았다
나는 내 걸음 속을 걸어가며 내게서 고요한 말들을 옮겼다
뜬다, 라는 나의 말에서 열기구가 떠오르고 있었다
자주 이 장면으로 돌아왔다 그것은 나보다 더 오래된 버릇이어서
그러면 늘 떠올랐다 열기구 안에는 내가 있었고
열기구 아래로 떨어지는 그림자 그림자들을 보았다
나의 수평들을 나의 한참을
나인 나일 나는
이근석 시인 / 농담
내가 네게 꽃을 사 가면 웃기겠지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
너무 많은 이야길 쏟다 하던 이야기 멈출 때
벌어지는 전개들
너는 창밖 조용한 새에 대해 집중하고 있어 고개를 돌리고
내가 말하는데도, 너는
한 번읕 천천히 늘이면 너의 긴 한 번이 된다 아주 긴 한 번의 새가 된다
내 말은 나의 공간 그것은 너의 긴 새에 대해 조금 관여할 뿐이지만
그 새가 긴 창공을 시작하려 전 나는 네게 뼈는 사람이 된다 말하는 얼굴이 된다
깜빡 졸다 깨었는데 앞사람 군장에 머리를 박고 유격장에 끌려가는 장면이 하나 분필이 졸고 있는 내 이마를 맞춘 후 정적 된 교실의 장면이 하나 그것들이 서로 자리바꿈한다면
또 이런 말
좀비가 마당에 피어나고 있다* 천천히 걸어오는 좀비가 나라면 감염된 내가 네 앞에 나타나 금 가득한 얼굴로 다가온다면
그때,네 얼굴이 커다랗게 클로즈업된다
빈
흰
너의 얼굴에서 새가 날아오른다
* 요로고스 란티모스 <송곳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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