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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류경희 시인 / 늙지 마세요 당신!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2. 9. 18.

류경희 시인 / 늙지 마세요 당신!

 

 

내가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짧기에

당신을 더 사랑하고 싶습니다

 

삶이 우리들의 사랑을

가끔은 아주 조금 속일지라도

우리들의 사랑 그 진실은

속일 수 없을 것입니다

 

매일 매일

조금씩 우리 사랑을 키워가고 있지만

우리들의 사랑을 혹여 신께서라도

질투하신다면 안 되니

 

사랑한다 호들갑 떨지 말고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며

내가 당신을 따라갈 수 있도록

보폭을 조금 줄이세요

 

그럼 당신 늙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 늙지 마세요

당신 육체야 어쩔 수 없는 연륜이지만

마음까지 늙는 것은 싫습니다

 

유명한 시인님의 글에

자주 꽃이 피는 것은 자주 감자

파 보나 마나 자주 감자라고 했습니다

 

우리 사랑

확인 하나 하지 않으나 분명한 사랑입니다

몇 걸음 조금씩 걸어가세요

 

제가 옆에서 당신 그림자 밟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따라가겠습니다

 

당신이 영혼의 순결함을 존경하면서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당신 늙어 가는 것을 막고 싶습니다

 

내가 살아갈 나이가 짧기에

더 애처롭게 당신을 사랑하겠습니다.

 

 


 

 

류경희 시인 / 서로가 사랑하고 싶은 날

 

 

낮 달 속에 피고

밤 달 속에서 영그는

나는 바람 꽃이고 싶다

 

너의 눈빛 받지 못해도

너의 사랑 받지 못해도

홀로 필 수 있는

바람 꽃이라도 좋다

 

처음 너의 품 안에서 피어 났을때

너의 영혼을 잡으면 안될것 같은

혼자 만의 떨림이 있었다

 

모래성이 무너지는 것처럼

힘없이 무너지길 원치 않기에

아침 창문에 미소 짓는

태양의 찬란함을

너의 가슴에 비춰 놓았다

 

서로가 사랑하고 싶은날

밤 달 속에 피어나는 별이 되어

같은 방향을 바라 보며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

 

멀리 있어 볼 수 없는 더 이기에

가끔은 바람 꽃으로 달려가

너를 안아 줄 수 있는 향기 이고 싶다

 

 


 

류경희 시인

2004년 《시와 세계》를 통해 등단. 시집으로 『내가 침묵이었을 때』가 있음. 영시집 『INK GARDEN』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