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인과 시(현대)

이기호 시인(서당) / 작두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2. 9. 18.

이기호 시인(서당) / 작두

 

 

울넝줄넝* 달린

나뭇잎은

홀태로 훑어 버린다

 

온 누리의

온갖 곡식들을

오지게

우주의 벌거숭이처럼

작두로 베어버린다

 

혹세무민*을 버리고

우주인생을

작두로 베어버린다

 

* 울넝줄넝 : ‘주렁주렁’의 시적 표현. * 우주의 벌거숭이 : 태어난 원래 그대로의 모습.

* 혹세무민 : 세상 사람을 미혹시키고 속임. * 우주인생 : 우주가 어우러져 만들어낸 생명.

 

 


 

 

이기호 시인(서당) / 눈물

 

 

내 가슴속에는 눈물이 고인다

아이적

눈물이 나오는

내 모습을 보시고

사내자식이 눈물세상이야

눈물 뚝 눈물 뚝

외식아 외식아

내 새끼 어쩌나

얼마나 아픈지

내 온몸을 만져 보신다

 

아우는 시샘나

살금살금 눈앞에 서성거린다

아서라 아서라

나는 아픔에 춥다

 

이리저리 내던져진

내 모습에

가족들은 알탕갈탕

애처롭게 보신다

추워서 바싹 웅크린다

아이적

잔병치레에

눈물 고개 되어

뚝뚝 눈물이 떨어진다

 

아픔의 사대삭신은

달이 달달

오이 덜덜 떨고 있다

 

참자 참아 보자

몇 주만 더 고생하면

병든 몸에서

썩 물러서리라

훨훨 털고 일어선다

내 가슴속에는 눈물이 고인다

 

 


 

이기호 시인(서당)

전북 무주 출신. 원광대학교 졸업. 동국대학교 대학원 졸업. 미국 IAEU명예문학 박사. 성남정보산업고등학교 교장 역임. 파평중학교 교장 역임. <문예사조> 신인상으로 등단. <한맥문학> 신인상 수필 당선. 한국문인협회 회원.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원. 시집 『마음의 등불』 『임진강에서 바라보는 고향언덕』 『철마는 달리고 싶다』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