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호 시인(서당) / 작두
울넝줄넝* 달린 나뭇잎은 홀태로 훑어 버린다
온 누리의 온갖 곡식들을 오지게 우주의 벌거숭이처럼 작두로 베어버린다
혹세무민*을 버리고 우주인생을 작두로 베어버린다
* 울넝줄넝 : ‘주렁주렁’의 시적 표현. * 우주의 벌거숭이 : 태어난 원래 그대로의 모습. * 혹세무민 : 세상 사람을 미혹시키고 속임. * 우주인생 : 우주가 어우러져 만들어낸 생명.
이기호 시인(서당) / 눈물
내 가슴속에는 눈물이 고인다 아이적 눈물이 나오는 내 모습을 보시고 사내자식이 눈물세상이야 눈물 뚝 눈물 뚝 외식아 외식아 내 새끼 어쩌나 얼마나 아픈지 내 온몸을 만져 보신다
아우는 시샘나 살금살금 눈앞에 서성거린다 아서라 아서라 나는 아픔에 춥다
이리저리 내던져진 내 모습에 가족들은 알탕갈탕 애처롭게 보신다 추워서 바싹 웅크린다 아이적 잔병치레에 눈물 고개 되어 뚝뚝 눈물이 떨어진다
아픔의 사대삭신은 달이 달달 오이 덜덜 떨고 있다
참자 참아 보자 몇 주만 더 고생하면 병든 몸에서 썩 물러서리라 훨훨 털고 일어선다 내 가슴속에는 눈물이 고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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