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 시인 / 하트의 종말 하트의 반을 쪼개어 반만한 하트를 만들었습니다 그 반의 반을 쪼개어 반의 반만한 하트를 만들었습니다 그 다음은 아시죠? 저는 계속 반씩 쪼개 나갈 것입니다 그런데 점점 작아지기만 할 뿐 아주 작은 아주 아주 작은 아주 아주 아주 작은 하트들이 배시시 손톱조개처럼 생겨납니다 하얀하트가 밥김으로 퍼져나갑니다 푸른주홍하트가 노을 속에 떠 다닙니다 투명맑은하트가 숨 쉬는 콧구멍 속으로 떼를 지어 밀려 들어옵니다 푸르딩딩고무혈관에 별사탕 피가 돕니다 파도가 부서지면 비린조각하트들이 우루루 쏟아집니다 시신경아려오게극도로작은하트는 작아서 절대로 안 보입니다 우주보다더우주라서우주하트는 커서 절대로 안 보입니다 모래밭에 젊은이들이 둘러 앉아 홀랑하트를 구워 먹느라 정신이 하나밖에 없습니다 가시는길에사뿐히즈려밟을하트가 뒤적뒤적 다 구워졌나봅니다 저 사람들도 나중에 죽을 때 검은보석연민후회절통무효하트를 하나씩 품고 죽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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