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시인 / 모자
울타리 철책 너머 목 긴 기린이 그린 듯이 서 있다
- 아지랑이 일렁이던 메마른 초원
먼지 내린 손눈썹 볼을 움찔거리네
봄아! 지금이 4월이니 네가 만약 소년이면
저 기린 머리 위에 색채의 모자라도 씌워주려므나
시집 <언제나 다가서는 질문같이>에서
김명수 시인 / 무지개
아이가 걸어간다 혼자서 어여쁜 꽃신도 함께 간다
이 세상에서 때 묻지 않은 죽음이여 너는 다시 무지개의 칠색으로 살아나는가
아이가 걸어간다 아이가
한밤중 불 같은 머릿속 다 헹구고 간밤의 비바람 폭풍우 다 데리고
오늘은 다소곳이 걸어간다 눈물도 꽃송이도 다 데리고 걸어간다
아가야 네가 남긴 환한 미소 내 가슴에 남겨준 영롱한 기쁨 그런 것 모두 다 한데 모아
오늘은 비 개이고 맑은 언덕 아이가 걸어간다 혼자서 하늘나라로 하늘나라로 무죄의 층계를 밟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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