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하 시인 / 빈 들판
빈 들판으로 바람이 가네 아아 빈 하늘로 별이 지네 아아 빈 가슴으로 우는 사람 거기 서서 소리 없이 나를 부르네
어쩌나 어쩌나 귀를 기울여도 마음속의 님 떠날 줄 모르네 빈 바다로 달이 뜨네 아아 빈 산 위로 밤이 내리네 아아 빈 가슴으로 우는 사람 거기 서서 소리 없이 나를 반기네
이제하 시인 / 넙치의 가을
가을이로다 가을이로다 생선처럼 뒤채며 일어서던 목숨이 어째 볼 수도 없는 허공에서 아으 쓰러지는 목숨이 나무마다 나붙어 닢닢이 토하는 핏줄기로다 그래도 못다한 숨결 바작바작 긁어대는 손톱 생채기로다
무엇을 바래 달음질했던 땅 끝에서 하늘 가에서 되돌아 아득아득 달려오는 세상에
아, 단풍이로다 어느 한 곰으로 머리 숙이고 눈물마저 못 뿌린 못난 마음이 쑥대밭으로 엉클리어 마구잡이 타오르는 불길이로다.
|
'◇ 시인과 시(현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송수권 시인 / 까치밥 외 1편 (0) | 2022.11.30 |
---|---|
김충규 시인 / 물결종이 외 1편 (0) | 2022.11.29 |
이동순 시인 / 탄식 외 1편 (0) | 2022.11.29 |
김초혜 시인 / 사랑굿 10 외 2편 (0) | 2022.11.29 |
김옥성 시인 / 그의 공방에서 외 1편 (0) | 2022.1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