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호 시인(함안) / 마음이 가난할 때면 외 2편

박장호 시인(함안) / 마음이 가난할 때면     마음이 가난할 때면 홀로 떠나라 홀로 떠나 바람처럼 떠돌다 길을 잃어도 좋으리   마음이 가난할 때면 진실로 기뻐하라 순간을 오롯이 즐겨라 그 순간마저 일상에 빼앗긴다면 후회하리   삶이란 그런 순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도 모르는 것이니   -시집 <세상을 핑계로>에서         박장호 시인(함안) / 만남     사람을 만날 때마다 그 만남이 한 편의 시 였으면 좋겠다 모든 만남이 그러했으면   삶은 만남과 만남 헤어짐 그리고 그리움 그리움   눈으로 서로 바라봄이 무언의 시 였으면 헤어짐이 여운의 시로 남았으면   그리움이 한 편의 시 였으면 좋겠다   - 시집 〈세상을 핑계로>에서         박장호 시인(함안) / 세상을 핑계로     세상을 핑계로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해야 할 시간 세상살이에 빠져 지냈네   세상을 핑계로 이웃의 아픔에 눈감고 내 소견에 좋을 대로 그렇게 살아왔네   세상을 핑계로 철 따라 곳마다 펼쳐지는 만상의 잔치를 장님마냥 그렇게 살아왔네   세상을 핑계로 광야에서 헤매는 고사이 아들은 불쑥 커 내 곁을 떠나 갔네   세상을 핑계로 그렇게 그렇게 살아가다   어느 날 고개를 들어보니 해는 저만치 기울고 있었네   - 시집 〈세상을 핑계로>에서       박장호 시인(함안) 1955년 경남 함안 출생. 부산대 조선공학과, 부산대 경영대학원. ㈜세정21 최고경영자를 지냈고, 부산중·고등학교 제33대 총동창회장을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