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주 시인 / 멍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허겁지겁 바쁜 날들
한숨 돌려보니 팔에는 멍 자국 손끝에는 베인 상처
아픈 줄도 모르고 멍든 줄도 모르고 지나온 시간
보라색 꽃으로 새긴 '참 잘했어요' 도장 하나
김은주 시인 / 바람은 바람을 찾는다
보이지 않는 제 모습을 찾아보려고 잎사귀 뒤를 들춰보고 가지를 흔들어도 보고
온 세상을 돌아다니며 한바탕 뒤집어 놓기도 한다
어딘가 있을 감춰진 제 모습을 어지럽게 숨차게 찾아보는 것
나 역시 평생을 찾았지만 아직 나를 발견하지 못했네
날개도 없이 날아온 바람맞이 언덕에서 오늘도 빙글빙글 나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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