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수 시인 / 널닮은꽃
너는 햇살 투망에도 걸리지 않는다 내 그리움의 연어 떼는 그걸 나는 널닮은꽃이라 이름 부른다
이혜수 시인 / 시간 칼날에 베이다
찰칵!
칼날에 순간이 베어진다 앞과 뒤로 갈라지는 시간의 갈피
쩍!
드러나는 속살 사이로 파르르 떨어지는 시간의 핏방울
찰라 영원의 문 닫는 숨소리
다시 내 육체와 정신의 틈이 메꿔진다
이혜수 시인 / 겨울 공화국
누가 나의 생각을 검열하는가? 어둠 속 쩌벅쩌벅 군홧발 소리 어둠이 온몸을 엄습해 온다
오늘도 강박증의 하루가 시작된다 파르르 속눈썹 떨려오고 100% 순도의 생각만에 볼온한 생각이 침투하지 않았는지 확인 또 확인한다
일거수일투족 삶의 그물 속에서 나는 부재하는 허깨비 몸짓을 한다
오늘도 혹한의 바람은 나의 생각을 검문하고 겨울 공화국은 안개만 자욱하다
이혜수 시인 / 연에 관한 명상
빈 하늘에 연을 날린다
제 마음 속에 떠 있는 꿈의 새를 하늘로 풀어 놓는다
애틋한 한순간 하늘 바다로 아늑히 멀어져가는 돛단배 생의 아지랑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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