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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김미옥 시인(의성) / 피로와 꿈의 길이에 대한 공식

by 파스칼바이런 2023. 4. 3.

김미옥 시인(의성) / 피로와 꿈의 길이에 대한 공식

 

나를 따라오는 꿈의 길이에 대해 묻는다

눈 뜨기를 거부하는 눈썹과

꿈을 깨야 하는 입장이 들썩인다

비몽사몽 의자에 앉은 꿈은

바닥에 마음의 모서리를 부딪기도 한다

 

무수한 꿈을 세우고

무수한 꿈을 재우고

무수한 꿈을 지우기 위해

찬물을 뿌렸던 시간

 

한 번 욕심껏 꿈꾸게 두지 못한 일생은

꿈의 허기로 점철되었다

 

꿈은 멈추어 선 적이 없다

호시탐탐 틈을 노리며 배회하는 꿈

 

피로의 길이와 꿈의 길이 사이의 공식을 생각하는데

문득 내 속에 뿔 하나가 돋아난다

​​

웹진 『시인광장』 2023년 2월호 발표​

 


 

김미옥 시인(의성)

경북 의성에서 출생. 2014년 계간 《문학청춘》으로 등단. 시집으로 『어느 슈퍼우먼의 즐거운 감옥』, 『목련을 빚는 저녁』이 있음. 2019년 문학청춘작가회 동인지 작품상 수상. 현재 선경문학상 운영위원, 문학청춘 기획위원으로 활동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