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숙 시인 / 사이프러스 나무 지중해의 바람을 맞고 적도의 붉은 태양을 쬐며 우뚝 솟은 사이프러스 나무 아래서 몬세랏* 수도원 수도자는 십자가 아래에 무릎을 꿇고 예수가 걸어간 고난의 길을 묵상한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날마다 헤맨다 하여, 머나먼 순례의 길을 떠나기도 하고 자연이 빚어내는 찬란한 풍경에 잠시 지친 마음을 달랜다
사랑하는 이여, 사이프러스 나무가 향하는 곳을 보라 언젠가는 돌아가야 할 저 하늘길에 내 마음을 엮어서 다리를 만들고 내 눈물을 놓아 꽃을 피우면 무거운 짐 내려놓고 홀연히 떠나가리 웹진 『시인광장』 2023년 2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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