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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숙 시인 / 불시착
기차가 지나가네
잘못 찍힌 사진처럼 알 수 없는 얼굴들이 지나가네
나무가 나를 흔들며 지나가네 햇살이 나를 비추며 지나 가네 바람이 비가 눈이 나를 만지며 자나가네
찬란한 별밭과 향기로운 꽃밭이 나를 스쳐가네
한 생이 지나가네
문득 지구별에 불시착했다는 생각
최혜숙 시인 / 내가 잠든 사이에 지나갔다
베트남에 살고 있는 동생네 집에서 새벽에 구슬픈 트럼펫 소리를 들었는데 꿈을 꾸는 거라고 생각하며 잤다
그런데 장례행렬이 지나갔다고 한다
베갯잇이 축축하다 죽음이 내 곁을 지나가는 동안 울었나보다 한없이 슬프고 처연하던 멜로디가 귓가에 남아 떠날 줄을 모른다
내가 잠든 사이에 지나갔다
-시집 <내가 잠든 사이에 지나갔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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