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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이근석 시인 / 창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5. 8. 24.

이근석 시인 / 창

 

 

창이 드러나 있다

 

빛은 창의 투명과 단단함에 포섭된다

 

천사가 지나간다

 

아무도 모른다

 

나는 희망을 가진다

 

-『시와정신』 2021-여름(76)호

 

 


 

 

이근석 시인 / 저글링​

 몸이 두 개면 좋겠어

 세 개면, 다섯 개면 좋겠어

 나는 손에서 손을 꺼낸다

 손이 많아진다

 손이 다양해진다

 손이 자꾸 쏟아지는 페이지에서 무수한 당신이 손 흔들고 내가 그쪽을 바라보는 것이 보인다 손이 손을 넘기고 손은 마지막에 다다를 것 같아 이것이 나의 마지막 연주입니까 늘 나를 따라다니던 교리입니까 나는 누구한테 묻는 걸까 이 기술을 멈추려다 이 기술은 계속된다 협주는 계속된다 무어든 여기선 보여줄 것 같다 보여주곤 금세 없어질 것만 같다 내가 나를 보면 나는 손을 흔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손이 나를 흔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내가 부르고 싶은 숫자만큼

 떠내려가는 시체를 실천하던 저수지

 죽지 말라는 말 대신에

 여기로 전화하라는 말이 쓰여 있는

 그러니까 완곡한

 그 저수지의 물살들이 계속

 손을 멈추고

 그 멈춘 손으로 계속

 한 구

 두 구

 네 구

 저수지가 더 깊어진다

 저수지가 더 많아진다

 저수지가

 빙빙빙 저수지를 돌고

 누군가 더 많아진 손으로

 하나의 몸으로

 

 


 

이근석 시인

1994년 충남 논산 벌곡에서 출생. 2012년 고등 검정고시 합격. 202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되어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