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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경 시인 / 방향을 틀다
구불구불 휘어진 길이었다 겹겹의 후회를 쏟아내느라 역겨운 밤이 길었다
검은 줄이 꿈틀댄다 꼴리는대로 살아지지 않았던 어제가 꺾인 창자를 통과하며 신음소리를 낸다 힘을 빼라는 호통에 숨겨야 할 속사정 속속들이 들키며 태아처럼 웅크리고 공포를 견딘다
직진할 수 없었던 배배 꼬인 세상 방향을 틀어본 자들의 자조 섞인 농담일까 순대를 죽으로 채우면 힘을 못 쓴다며 작업복 차림의 남자들이 오거리 순댓국집으로 사라진다
홀로 남아 죽을 먹는다 순대를 채운다는 말 잘못 삼켰는지 휘어진 길이 부글거린다
-웹진 『시인광장』 2024년 7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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