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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이현 시인 / 그믐밤

by 파스칼바이런 2025. 9. 3.

이현 시인 / 그믐밤

 

 

서리맞은 풀처럼 풀죽었다 잊고 있던 울음이

달 없는 밤을 타고 넘친다

 

밤도 밤이랄 것 없고 낯도 낯이랄 것 없다

간 되지 않은 맹탕 같은 엄마의 시간이 가고 있다

 

입에 올리지 않는다고 잊히는 게 아니었다

달 없는 밤 바스락거리며 어둠 더욱 깊어진다

 

그만 빗지 않은 머릿결 같은 기억은 매듭을 짓고

얽힌 인연은 풀어내고 싶다

 

계절이 깊어 간다

그믐밤 같은 엄마가 저만치 흘러간다

 

-웹진 『시인광장』 2024년 7월호 발표

 

 


 

이현 시인

2004년 《시현실》로 등단. 2006년 《시사사》로 재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