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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한선미 시인 / 안구 건조증

by 파스칼바이런 2025. 9. 6.

한선미 시인 / 안구 건조증

 

 

 그 남자는 비가 오면 밖으로 튕겨져 나간다 그리고 비를 향해 얼굴을 그대로 내어준다 사람들은 그를 낭만적이라고들 한다 혹은 미친 게 분명하다고도 말한다 어느 누구도 그것을 확인하거나 궁금해 하지는 않는다 다만 신기하게 재미있게 쳐다볼 뿐이다 하지만 남자에겐 이유가 있었다 그렇게 뛰쳐나가도록 하는 이유가

 

 불덩어리 같은 격한 울음이 불안하게 매달릴 때 알았다 밖으로 터져 나올 수 없는 울음이란 걸. 삼키고 삼켰다가 다져지고 다져진 울음이 벌겋게 안구까지 덮어오고 더 이상 눈물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때부터 남자는 눈물과 닮아있는 비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한선미 시인

1974년 경남 마산 출생. 한국 방송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창원대 평생교육원 문창과 수료. 2003년 동인지<러닝머신을 달리며>를 시작으로 작품 발표. 현 학원 강사. 현재 낮은시동인으로 2010년 6집까지 참여. 한국시민문학협회 회원, 현) 시민문학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