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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미 시인 / 안구 건조증
그 남자는 비가 오면 밖으로 튕겨져 나간다 그리고 비를 향해 얼굴을 그대로 내어준다 사람들은 그를 낭만적이라고들 한다 혹은 미친 게 분명하다고도 말한다 어느 누구도 그것을 확인하거나 궁금해 하지는 않는다 다만 신기하게 재미있게 쳐다볼 뿐이다 하지만 남자에겐 이유가 있었다 그렇게 뛰쳐나가도록 하는 이유가
불덩어리 같은 격한 울음이 불안하게 매달릴 때 알았다 밖으로 터져 나올 수 없는 울음이란 걸. 삼키고 삼켰다가 다져지고 다져진 울음이 벌겋게 안구까지 덮어오고 더 이상 눈물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때부터 남자는 눈물과 닮아있는 비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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