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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용산 시인 / 뿌리로부터
밭둑으로 두 줄기 물이 서로 부딪쳐 억새를 키우고 있다
해마다 감자를 심으려 할 때 실하게 뻗어 들어온 뿌리와 부딪친다 뽑으면 뽑을수록 더욱 번지는 뿌리가 없다면 어떻게 그때를 알겠느냐 물이 넘쳐 발이 휩쓸려 나가고서야 보았다
너를 보았다
안용산 시인 / 내려칠 때 너를 보았다
빤히 쳐다보고 있다
내려친다 도리깨로 내려칠 때마다 털어지는 알콩들 사이로 보았다 털어지지 않는 콩깍지를 보았다 어여어여 더 세게 내려치라구 빤히 쳐다보고 있다 콩깍지 속 알콩이 나를 노려보고 있다 콩깍지를 빠져나오지 못하구 있는 지금 나를 버리지 말구 어여 나를 치라구 아픈 허리 세울 때까지 내려치구서야 비로소 콩깍지 벗고 털어지는 알콩을 봐라
부릅뜬 나를 본다
-시집 <너를 본 듯 바람이 분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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