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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가톨릭 산책

포교 사업의 수호자 예수 아기의 성녀 데레사 동정 대축일

by 파스칼바이런 2009. 10. 21.

 

포교 사업의 수호자 예수 아기의 성녀 데레사 동정 대축일

(10월 1일)

 

 가장 강한 힘, 겸손

  

요즈음 경쟁력의 시대라고들 말한다. 다른 이들, 다른 분야와 차별화하고 두드러지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이다.

힘이 있고, 능력이 있고, 사람들이 더 선호하는 것이어야 경쟁력, 곧 힘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힘과 능력을 키우려고 애를 쓴다.

또 가장 어려운 때가 투자의 적기라며 여러 가지 공부를 한다.

무슨 언어 능력이며, 자격증이며, 경쟁력이 되는 것들에 더욱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이렇게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능력을 모두 힘이라고 생각한다. 힘을 가지려고 능력을 키운다.  재물을 많이 가진 사람은 재물도 능력이므로 그것으로 힘을 발휘하려고 한다.

권력이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명예도 그러하며, 무엇이든 가진 것은 다 능력이고, 그것으로 힘을 쓰려고 하는 경향이 많다.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은 능력이다.

그것이 내 삶에서 힘이 된다. 아는 것도 힘이고 그래서 알아야 면장을 한다.

무엇이든 할 줄 아는 것이 능력이다. 감지하고 느낄 줄 알고, 사랑할 줄 알고, 베풀 줄 알고, 도와줄 줄 알고, 새로운 것을 성취할 줄 알고, 남들이 잘 하지 못하는 것을 앞서서 할 줄 아는 것, 이 모든 것이 능력이며 힘이다.

 

이런 것을 특출하게 잘하는 사람을 우리는 ’난사람’이라고 한다.

세상에는 이렇게 여러 방면으로 각계각층에 난사람들이 많다.

이른바 능력 있는 사람들이며, 훌륭하며 위대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은 어떤 사람일까? 제자들이 물었다.

'누가 가장 위대하냐?’고. 그것도 ’하늘나라’에서.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누구든지 자기를 낮추어 어린이와 같이 되라.’ 또 말씀하시기를, '슬기롭고 똑똑한 사람들에게는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 보여주셨기’ 때문이다.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알아듣는 것은 난사람이 아니라, 철부지처럼 순진한 '어린이’이며, 어린아이처럼 자신을 낮춘 ’겸손한 사람’이다. 이들이 하늘나라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인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복음적으로 단순하고 겸손한 사람이 하느님 보시기에 가장 위대한 사람인 것이다.

 

교회에서 가장 겸손한 성인들 가운데 '소화 데레사’ 성녀가 있다. 작은 꽃이라는 뜻으로 '소화(小花)’라는 이름이 붙었다.

해마다 시월 첫날이 되면, 우리는 '예수 아기의 성녀 데레사 동정 대축일’을 지낸다.

이날이 주일이 되어도 이 성녀의 축일을 지낸다. 또 '포교 사업의 수호자’라 부른다.

 

이 성녀가 어떤 분이시기에 가장 작으면서도 가장 크신 분으로 교회에서 축제를 지내는 것일까?

데레사 성녀(1873-1897년)는 프랑스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어린 나이에 리지외 지방의 가르멜 수녀원에 입회하였다.

가르멜 수녀원은 사회에서 활동하는 수도회가 아니어서 그들의 삶을 세상이 잘 알지 못했다.

옛날에는 더욱 그러했다. 수도원에서 그의 삶은 길지도 않았다.

스물다섯 짧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였다. 그럼에도 위대하고 크신 성인으로 공경을 받으시는 것은 가장 작은 분이며 가장 겸손한 분이었기에 하늘나라에서 가장 크신 분이 되신 것이다.  그는 가르멜 수도원에서 오직 '겸손’과 '복음적 단순성’ 그리고 '하느님께 대한 굳은 신뢰심’을 배우고 익혔으며, 이 덕행을 말과 행동으로 모범을 보이고 후배들에게 가르쳤던 것이다. 그래서 이분께 '예수 아기의 성녀’, 작은 꽃 '소화’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다.

또 주님께 충실한 순명 정신으로 자신의 소명이 사랑임을 깨달았고, 그 사랑이 열렬한 선교 정신이었기에 ’포교 사업의 수호자’가 되신 것이다.

 

이날 축일은 우리 모두에게 ’작은 길’ 곧 겸손의 길을 따르라고 가르친다.

어머니 팔에 안긴 어린아이처럼 자신의 작음을 깨닫고, 믿음을 가지고 하느님께서 끊임없이 베푸시는 선에 자신을 내맡기라고 일깨우고 있다.

마치 어머니 품에 안긴 어린아이처럼 평화를 누리는 것이 큰 기쁨이 된다.

그래서 어린이와 같이 자기를 낮추는 겸손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러면 몸과 마음을 거룩하게 하며 오로지 주님의 일에만 마음을 쓰고 주님만을 섬기는 '한마음의 동정’을 지킬 수 있는 것이다.

 

현대 사회는 힘 있는 자만이 살아남는 생존경쟁의 사회이다.

강한 사람, 힘 있고 능력 있는 사람이 되려 한다.

그러나 이 축일의 소화 데레사 성녀를 통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일깨워주시는 뜻은 그 반대이다.

하느님의 뜻은 세상의 기준과는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가장 작은 것이 가장 위대하고 힘 있는 것이며, 하늘나라에서 가장 큰 것이다.

 

우리는 생활 가까운 곳에서부터, 일상에서, 작은 것에서부터 소중한 가치들을 찾아보자.

그리고 성녀께서 가르치신 작은 길로 나아가자. 작은 것이 아름답다고 하지 않는가.

 

이기정 다니엘 신부, 대구 효성 가톨릭 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축일 10월 1일 성녀 데레사(Tere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