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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가톨릭 산책

[영성의 향기] 수도회 창설자를 찾아서 - 성 빈첸시오 아 바울로

by 파스칼바이런 2009. 7. 11.

 

[영성의 향기] 수도회 창설자를 찾아서 - 성 빈첸시오 아 바울로

 

애덕부인회 · 사랑의 딸회 설립

 

성서에 나오는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루가 10,25 이하)'는 가난하고 불우한 처지에 놓인 이웃을 대하는 사람들의 여러 가지 반응을 보여준다.

못 본 척 외면하는 사람, 동정심은 지니지만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는 사람, 그들의 무능을 내심 질책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가난한 이웃을 자기의 몸처럼 돌보는 착한 사마리아 사람도 있다.

 

성 빈첸시오 아 바울로(1581-1660). '애덕부인회(1617)', '선교회(라자리시트회, 1625)', '성 빈첸시오 아 바울로 사랑의 딸회(1633)'를 설립하고 1885년 교황 레오 13세에 의해 '모든 자선 사업의 수호성인'으로 선포된 그는 "가난한 이들은 우리들의 주인"이라며 스스로 그들이 종이 되기를 자청했다.

 

빈첸시오는 1581년 프랑스 랑드 지방의 푸이에서 검소하고 성실한 가정의 셋째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부모를 도와 농사일을 하면서 그는 어머니로부터 가난한 사람에 대한 동정심을 배웠다.

가난한 가계에 보탬이 되고자 가정교사로 일해 스스로 학비를 벌었던 그는 19살 때 사제로 서품된다.

 

그러나 그는 서품 5년째인 1605년 마르셀리나로 여행을 하는 도중 터키의 해적을 만나 노예로 팔려가게 된다.

노예 생활을 하는 동안 빈첸시오는 연금술사로부터 병을 고치는 법과 화학, 물리학 등을 배웠는데 이는 나중에 가난한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데 요긴하게 쓰여졌다.

그 후 그리스도교 신자였으나 냉담하고 있던 농부를 회두시킨 그는 농부와 함께 탈출에 성공하게 되고, 훗날 그 농부도 로마의 한 수도원에 입회했다.

 

빈첸시오는 가난하게 컸고 가난한 이들을 동정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편안하고 안락하게 살고 싶은 내적 갈등도 겪었다.

그러나 자신의 영적 지도자였던 피에르 베륄 신부의 지도로 가난한 이들 안에 숨어계신 하느님께 봉사하겠다고 서약하기에 이른다.

 

1617년 빈첸시오는 병들고 불쌍한 이들을 돌볼 체계적인 조직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평신도 여성들의 봉사 단체인 '애덕부인회'를 만들었다.

40세가 됐을 때는 노예들을 찾아가 돌봤으며, 활동의 폭을 더욱 넓히기 위해 1625년 남자 수도회인 '선교회'를 창설했다.

이어 성녀 루이즈 드 마리약의 도움을 받아 1633년 '가난한 이들의 종의 회'라고도 알려진 '성 빈첸시오 아 바울로 사랑의 딸회'를 창설했다.

 

빈첸시오의 협조자가 된 성녀 루이즈 드 마리약(1591-1660)은 어릴 적부터 수도자가 되고 싶었던 꿈을 포기하고 아버지의 뜻대로 앙뜨완과 결혼, 아들 한 명을 낳았다.

남편이 일찍 세상을 떠난 다음 그녀는 빈첸시오가 일하고 있던 '착한 어린이들의 학교' 근처에서 살며 경건한 생활을 했다.

루이즈는 빈첸시오와 만나면서 외로운 어린 시절을 가져온 내면적 어둠을 이웃에 대한 봉사로 아름답게 승화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루이즈가 빈첸시오 모르게 받아 적었던 훈화는 빈첸시오가 수녀들에게 직접 썼던 방대한 양의 편지와 함께 그의 영성을 전해주는 귀중한 기록으로 남아있다.

 

빈첸시오는 수도자들이 가난한 이들과 똑같은 방법으로 살기를 희망했다.

많은 여자 수도회가 봉쇄 구역 안에서 폐쇄적인 수도 생활을 하고 있던 당시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일이었다.

 

"사랑의 딸들은 병자들의 집과 그들이 머무는 곳이 바로 수도원이며 셋방이 수녀들의 독방이다. 성당은 본당 성당을 사용하고, 도시의 거리가 바로 봉쇄 구역이며, 병자들이나 가난한 사람들을 찾아가는 것 외에는 돌아다니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빈첸시오에게 기도는 필수적이었고 그는 수녀들에게도 기도를 소홀히 하지 말 것을 누누이 강조했다.

세속에서 일하는 수도자들은 봉쇄 생활을 하는 수도자보다 죄지을 기회를 더 많이 당하게 되기 때문이다. 빈첸시오는 또 수녀들이 규칙적인 기도생활에 충실하기를 바랐다.

그리고 그는 '내 모든 자매가 어디에 있든 간에 하느님을 섬기기 위해 지금 일어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신에게도 큰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빈첸시오는 가난한 이들을 방문하면서 그들 모습으로 육화한 그리스도를 발견했고 가난한 이들을 섬기면서 그리스도를 섬겼다.

그는 주인이 불렀을 때 즉시 달려가는 착한 종처럼, 하느님이 불렀을 때 즉각적으로 순명한 옛 예언자들처럼 수녀들이 가난한 이들에게 그렇게 행동하기를 바랐다.

 

따라서 빈첸시오 성인은 "가난하고 병든 이웃에게 가는 모습은 마치 불이 났을 때 달려가는 사람과 같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기 집, 자기의 가장 소중한 물건에 불이 붙어 사랑스런 가족을 위협하고 있을 때 취할 행동, 바로 그것이 가난한 이들에게 대한 태도여야 한다는 것이다.

 


 

축일 9월 27일 성 빈첸시오 드 폴(Vincent de Pa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