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톨릭 관련>/◆ 묵상글 모음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

by 파스칼바이런 2011. 9. 30.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

 

루카복음 9,57-62

 

 

십자가의 요한 성인이 말한 ‘정화의 단계’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영혼이 하느님과 합일로 가는 과정에서 온갖 인간의 무질서한 욕망과 애착이 정화되는 단계를 말합니다. 요한 성인은 이 과정에서 육신의 온갖 달콤한 감각의 욕구들이 정화되려면 손발이 잘려 나가는 듯한 고통스러운 감각의 어두운 밤을 거쳐야 한다고 했습니다.

 

대부분의 인간은 무엇엔가 중독되어 있다고 하지요. 술이나 마약, 도박과 같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지 않더라도, 영성에서 하느님 이외의 것에 집착하는 것은 다 중독으로 이해됩니다. 일상에서 건강해 보이는 것일지라도 영적인 자유를 방해한다면 다 중독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독된 감각을 정화하고 영적인 자유를 누리려면 자신의 지체 일부를 잘라내는 아픔과 같은 힘겨운 과정을 겪어야 합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을 따르고자 하지만 세상 것에 대한 미련 때문에 망설이는 이들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 핑계 저 핑계로 자기가 붙잡고 있는 것을 놓지 못하는 것이지요. 주님을 따르는 것은 삶의 가치의 순서를 바꾸는 것입니다. 우리 인생의 최고의 가치에 주님을 두는 것, 그리고 그 가치에 합당하지 않는 것은 버리는 것입니다.

 

가을의 단풍나무처럼 우리도 자신을 비우고 버리기 시작할 때부터 아름다워집니다. 우리가 맨 앞에 내세우는 삶의 가치를 바꾸는 순간, 낙엽을 떨어뜨리는 나무처럼 버릴 것이 많아집니다. 우리 인생에 꼭 필요하고 중요한 것만 남게 됩니다. 삶이 단순하지만 아름다워집니다.

 

<전원 바르톨로메오 신부 / 매일미사 묵상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