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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묵상글 모음

나도 너희에게 말하지 않겠다.

by 파스칼바이런 2011. 12. 13.
나도 너희에게 말하지 않겠다.

나도 너희에게 말하지 않겠다.

 

 

항상 자기 밖에 모르는 노신사가 기차에 올라 제일 좋은 자리에 앉아 바로 옆자리에 여행용 가방을 올려놓았습니다.

다른 사람이 옆자리에 못 앉게 하고 편안히 여행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기차가 막 떠나려 할 때 소년 하나가 같은 차간에 뛰어 올라와 그 늙은이의 옆자리에 앉아도 되느냐고 물어 보았습니다.

“자리가 있어요. 내 친구 곧 올 거요.”

“그럼 그 분이 올 때까지만 앉아 있겠습니다.” 하고는 그 가방을 그의 무릎에 놓고 늙은이의 옆자리에 앉았습니다.

바로 그때 열차가 떠나려는 기적이 울리고 열차는 스팀을 내 뿜기 시작 했습니다.

기차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자 소년은 그 여행용 가방을 들어 창밖으로 내 던졌습니다.

그 늙은이의 대경실색 하는 보습을 보면서 "친구분은 늦었어요. 기차를 놓쳤으니 가방이라도 놓치지 않도록 해 드려야지요."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가장 잘 알려진 이야기는 이솝이 쓴 ‘양치기 소년’입니다.

양치기 소년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고 싶어서 몇 번 거짓말을 하지만, 결국 그 화살은 자신에게 되돌아옵니다.

거짓말은 - 그것이 착한 거짓말이나 하얀 거짓말이라고 하며 남을 위한 거짓말이라고 하기도 하지만 - 사실은 모두 자기 자신을 위해 하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위한다는 말은 사랑이 없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거짓은 사랑의 반대이고 그래서 예수님은 사탄을 거짓말의 아버지라 하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은 예수님의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답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정말 몰라서가 아니라 이렇게도 저렇게도 대답할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진실하지 못한 이들에게 “그러면 나도 말하지 않겠다.”라고 응수하십니다.

“나 너랑 더 이상 말 안 할래!”

이 말은 더 이상 관계를 원치 않는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말을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하신다면 그것만큼 큰 비극은 없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기도할 때 응답도 잘 안 오는 것 같고, 성경 말씀을 읽어도 그 의미가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왜 하느님께서 나에게는 말씀을 해 주시지 않는지 생각해 보아야합니다.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뱀은 하와에게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 열매를 따 먹어도 절대로 죽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물론 하느님은 그것을 따 먹으면 반드시 죽는다고 하셨습니다.

아담과 하와가 그것을 따 먹고 죽었습니까?

만약 안 죽었다고 대답하신다면 내가 아직은 완전히 진실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내가 진실하지 못해서 뱀을 진실 되게 보고 하느님을 거짓말쟁이로 만드는 것입니다.

아담과 하와는 하느님 말씀대로 무조건 죽어야 옳은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야이로의 딸이나 라자로를 보고는 잠자고 있다고 하십니다.

그러나 “죽은 이들의 장례는 죽은 이들에게 맡기고, 너는 나를 따라라.” 혹은 “죽은 이들의 장례는 죽은 이들에게 맡기고, 너는 가서 복음을 전하여라.”하시며 당신을 따르지 않거나 복음을 전하지 않는 이들을 죽은 이들이라고 하십니다.

 

하느님께는 어차피 썩어 없어질 육체가 죽는 것이 아니고, 영적으로 하느님과 단절되는 것이 참 죽음입니다.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짓고 에덴동산에서 쫓겨나 하느님과 단절된 것이 곧 죽음이었던 것입니다.

이와 같이 내가 먼저 진실 되지 못하기에 하느님께서도 더 이상 성경말씀이나 기도를 통해 가르쳐 주시거나 말씀을 해 주실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소화 데레사는 한 번 거짓말을 하느니 천 번 죽는 것이 낫다고 하셨습니다. 그만큼 거짓말의 해악이 큰 것입니다.

여러분도 호감 있게 보이던 사람이 대놓고 다른 사람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을 보면 갑자기 비호감으로 보일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거짓말을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고 그런 사람에게 자신의 깊은 진실을 털어놓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렇게 진실 되지 못한 사람은 하느님으로부터도 사람들로부터도 깊은 이야기를 듣지 못하기에 누구와도 친해지지 못하고 고립되고 외로워지는 것입니다.

 

모든 관계에는 믿음이 바탕이 되어야 하기에 하느님과의 관계, 사람들과의 관계가 원만하기를 원한다면 내 입과 행동에서 거짓이 절대 새어나오지 않게 해야겠습니다.

 

전삼용 요셉 신부 (수원교구 오산성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