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마르코복음 1,7-11
미국의 헨리 나웬은 예수회 신부로서 유명한 대학교 교수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교수직을 버리고 장애인 시설에 들어가서 시설에 사는 이들의 용변을 치우고, 목욕을 시키고, 밥을 먹여 주는 등 여러 가지 잡일을 했습니다. 힘든 일과 어려운 여건에서도 그는 언제나 기뻐하고 만족스러워하면서 살았습니다. 사람들은 왜 명예로운 교수직을 버리고 그런 고생을 자처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말없이 웃을 뿐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가 쓴 『예수님의 이름으로』라는 책에서 그 답을 알려 주었습니다.
이 책에서 그는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나는 높이 올라가는 일에만 신경을 써 왔습니다. 그리고 대학교 교수가 되어 책도 많이 썼고 사람들에게 인기도 얻었습니다. 이렇게 나는 오직 성공을 위하여 더 높이, 정상을 향하여 오르막길만을 달려왔습니다. 그러나 나는 한 지적 장애아를 만나면서 인생의 참된 의미를 깨달았습니다. 그것은, 인간이란 어렵고 고통스럽게 사는 이들과 함께하면서 내리막길을 갈 때 더 성숙해진다는 것입니다. 나는 인생의 오르막길에서는 예수님을 만날 수 없었는데, 내리막길에서는 복음에 나오는 예수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예수님께서 세례 받으신 것을 기억하는 ‘주님 세례 축일’입니다. 복음서에서 예수님의 죽음을 ‘세례’라고 말합니다. 우리도 세례성사를 받음으로써 예수님과 같은 운명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곧 예수님처럼 살고자 세례를 받은 것입니다. 이렇게 세례로 새롭게 태어난 우리는 이 세상의 법에 따라 사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주신 사랑의 법을 따라 살아갑니다. 예수님께서는 천국이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시는 복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천국은 남을 사랑하고 섬기는 데에서 우리에게 찾아오는 선물입니다.
<전원 바르톨로메오 신부 / 매일미사 묵상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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