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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묵상글 모음

예수님께서는 권위를 가지고 사람들을 가르치셨다.

by 파스칼바이런 2012. 1. 20.

예수님께서는 권위를 가지고 사람들을 가르치셨다.

마르코복음 1,21ㄴ-28

 

 

예수님께서는 카파르나움의 회당에 들어가시어 사람들을 가르치셨는데, 사람들이 그 가르침에 몹시 놀랍니다.

왜냐하면 그분은 힘을 가지고 가르치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말투나 외모는 영락없는 시골 사람의 모습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예수님의 가르침에 뭔가 다른 특별함이 있음을 느끼고 알아차렸습니다.

율법 학자들과는 달리 예수님의 말씀에는 거짓이 없었으며 예수님께서는 말씀대로 행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말씀의 실천이 사람들 가슴속에 깊이 새겨진 것입니다.

우리가 한생을 살면서 좋은 인연을 맺을 수 있음은 커다란 축복입니다.

우리 시대에 김수환 추기경님을 뵐 수 있었던 것도 좋은 인연이며 큰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때 교구청에서 일한 적이 있습니다.

그 덕분에 김수환 추기경님을 가까이 뵐 수 있는 행운도 얻었습니다.

제 기억 속에 깊이 새겨 있는 추기경님의 모습 가운데 하나는 경당에서 늘 밤늦게까지 기도하시는 모습입니다.

 

고단한 일과가 끝나고 좀 쉬셔도 좋으련만 하루도 거르지 않고 기도하셨습니다.

김 추기경님은 당신 어깨 위에 지워진 교회와 사회의 무거운 짐을 이렇게 기도의 힘으로 지고 가셨음을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저도 기도하는 흉내를 내러 가끔 경당에 올라갔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무심코 신발을 벗어 놓고 경당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기도가 끝나고 나와 신발을 신으려 할 때면 언제나 신발이 가지런히 놓여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추기경님이 경당을 나가시면서 허리를 굽혀 신발을 가지런히 정리해 놓으신 것입니다.

얼굴을 화끈 달아오르게 하는 말없는 가르침이었습니다.

어르신이 젊은 사람의 신발을 가지런히 정리해 놓는 것은 몸에 겸손이 배어 있지 않으면 힘든 일입니다.

몸으로 가르치니 따르고, 말로 가르치니 반항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진정한 권위는 바로 허리 굽혀 몸으로 가르치는 겸손에서 우러나온다고 봅니다.

예수님을 닮은 우리의 겸손한 모습이 주변을 흐뭇하게 만들기를 기대해 봅니다.

 

<전원 바르톨로메오 신부 / 매일미사 묵상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