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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장유정 시인 / 외과의사 B

by 파스칼바이런 2019. 6. 10.

장유정 시인 / 외과의사 B

 

 

뱉어내지 못한 발음들이 넘쳤다 은밀한 전염, 울음으로 뱉어내는 쇼크는 봉합술의 한계에 이르렀다.

 

기록을 믿는 것보다 눈으로 봐야했다. 두개골의 구멍, 뛰어넘을 수 없는 이른 나이, 목 젖혀 하루의 턱 벌린다.

 

피 멎게 해주고 뼈 맞춰주고 핀 뽑아주고 싶었다. 정밀진단, 해부 학 창시자로 만들다.

 

피비린내 퍼졌다. 시신부검, 몇 백 구의 열정적인 절단술, 살이 썩는 봄 한 철 약으로 치료되리라 믿는다.

 

선례는 사라지지 않는다. 화살촉 같은 환상, 수시로 깊은 잠에 떨 어졌다. 전신마비 위해 여기저기 꼬집듯 악몽으로 깨어났다.

 

말의 유용성을 의심하는 사람 없다. 혹처럼 자란 의혹들, 썩 개운치 않은 표정 읽힌다.

 

위급하게 달려오는 소리 점점 마취된다. 데드마스크, 비쳤다가 이내 사라지는 창문으로 멀뚱히 바라봤다.

 

웹진 『시인광장』 2016년 8월호 발표

 


 

장유정 시인

경기 평택에서 출생.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과 석사졸업. 2013년 《경인일보》 신춘문예당선. 시집으로 『그늘이 말을 걸다』(문학의숲, 2016)이 있음 2015년 아르코창작기금 수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