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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주 시인 / 최면에 걸린 집
새 주인을 기다리는 동안 가끔 구로동 빈집에서 보내는 시간의 크레바스 속에는 어디로든 통하는 철길 하나있네. 몸속을 훑고 지나가는 기적소리 꼬리 길게 늘어뜨리며 빈 둥지에 걸려있네.
천공된 귓속으로 들어오는 전기밥솥의 뜸 들이는 소리. 된장찌개 끓는 소리 싱크대의 물소리까지 기적이라고 하네.
홀로 밥그릇을 비우네. 길 건너 승무원 모자를 쓴 할인마트 아저씨 일회용 커피 박스를 들고 열차에 오르네.
눈발이 날리네. 점점 굵어지네.
커피포트 기적소리 긴 여운을 남기며 우주를 가로지르는 횡단열차 떠나네.
손목시계 낡은 시침소리 현을 따라 수많은 내가 나를 찾아가는 길. 마중 나올 나는 누구일까. 골똘히 생각하게 하는 하룻밤의 긴 여정이 시작되네.
웹진 『시인광장』 2018년 11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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