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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 시인 / 사소한 혁명
콩에서 나물까지 거리를 혁명이라 한다면 혁명의 끝은 보자기만한 하늘을 밀어올리기 위해 남발된 언어를 찾아 헤매는 것 바가지로 퍼붓는 비를 맞는다 시루 안에서 허리 세워야하는 직립이란 빽빽한 절망을 꿈꾸는 일 내가 꿈꾸는 詩 빛이 왜 독이 되는지 내막도 모르는 채 빛을 찾아 고개 쳐드는 족속이었음을 당신에게 고백하여야 하나? 별 없는 검은 하늘이 들썩인다 태를 끊으려는 욕망 부리 속 푸른 혓바닥을 숨기고 벽을 두드린다 지독하게 환해지는 어둠 신열 앓는 발이 가렵다 멋대로 일어서는 미친 발가락들
시집 『그림자 극장』(2015, 현대시학) 중에서
이언주 시인 / 참을 수 없는 선택
그곳만을 집중한다
그곳의 흔적과 두려움 그리고 냄새 그리고 그곳의 부재
그곳의 비탈길에 서 있는 권태와 우울한 한 쪽 벽면의 크기
반항하는 집중, 등을 잡아당기는 속력 항변하는 무기력의 잠언들
권총 소리가 궤적을 그리는 울림의 진폭
날씨가 일어서는 팽나무의 푸른 돌기
여러번 엎어져도 엎질러지지 않는 물들의 소리
빛을 뚫고 내리는 비의 참혹한 정의
한 장씩 찢어지는 유리날의 각도
흔들리는 철탑의 고통
나란히 떨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
극한을 모르는 돌들이 굴러 떨어지고 있다 바람보다 가벼운 세상을 향하여
무게를 모르는 메타세퀴어의 침묵
시집『새들은 일요일에 약속을 하지 않는다』(시산맥, 2016)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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