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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이영춘 시인 / 얼음 사막

by 파스칼바이런 2019. 6. 7.

이영춘 시인 / 얼음 사막

 

 

얼음 사막을 건너온 듯, 한여름 대낮에도 나는 발이 시리다

밤마다 시리게 찾아오는 발과 발가락의 무게, 바늘 귀 같은 초침 돌아가듯

정지된 피톨들이 한 생을 지우며 달아난다 달 속에 매장된 발톱의 무게는

 

자꾸 햇살 뒷쪽으로 기울어지고 나는 어디 만큼 더 가야 내 발가락의 혈관을 찾을 수 있을까. 암초에 부딪히듯 발목은 수시로 구름 벽 앞에서 좌초되고, 햇살 빗겨간 얼음 계단에서 달그락거리는 어둠의 소리, 그 소리들은 천공의 구멍을 뚫고 밤마다 나에게 모르스 부호로 송신된다. 삶의 뒷편은 사막이라고

 

계간 『시와 사람』 2017년 봄호 발표

 

 


 

이영춘 시인

1976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시시포스의 돌』, 『귀 하나만 열어 놓고』, 『네 살던 날의 흔적』, 『슬픈 도시락』』, 『시간의 옆구리』, 『봉평 장날』, 『노자의 무덤을 가다』, 『신들의 발자국을 따라』와 시선집『들풀』『오줌발,별꽃무늬』 등이 있음. 윤동주문학상. 고산문학대상. 인산문학상. 강원도문화상. 동곡문화예술상. 한국여성문학상. 유심작품상 특별상 등을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