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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한명희 시인 / 택배

by 파스칼바이런 2019. 6. 7.

한명희 시인 / 택배

 

 

      착한 일을 한 것도 없는데

      선물을 놓고 가셨다.

      자는 사이에 몰래

      놓고 가셨다

      초인종도 누르지 않고

      놓고 가셨다.

      그 밤에도 나인 줄 어떻게 알아

      내가 갖고 싶던 걸

      딱 주고 가셨다.

      낮에는 길이 막히니까

      밤에 다녀가셨다.

      한 사람에게라도 더 주려고

      빨리 다녀가셨다.

       

      고맙다는 말은 영영

      들려줄 수 없는

      새벽 한 시 반의 택배.

 

웹진 『시인광장』 2018년 11월호 발표

 


 

한명희 시인

대구 출생. 1992년 《시와 시학》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시집읽기』, 『두 번 쓸쓸한 전화』, 『내 몸 위로 용암이 흘러갔다』,『꽃뱀』 출간. 시와시학 젊은시인상 수상. 웹진 『시인광장』 편집위원 역임. 현재 강원대학교 영상문화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