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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다형 시인 / 수선집 근처*
구서1동 산 18 번지 무허가 간이 수선집이 있었네. 의수족 아저씨는 십 수 년 째 주일만 빼고 수선 일을 했네. 나는 팔 부러진 우산을 들고 찾아갔네. 허름한 문이 굳게 닫혀 있는 단골집 돌아서다 어둠 속 우두커니 서 있는 입간판에게 물었네. 수척한 얼굴로 속사정을 털어놓았네. 꺾어진 골목으로 어둠 몇 장 굴러다니고 영문을 모르는 바람이 틈새를 드나들고 있었네. 맞은 편 산뜻한 수선집 미싱 요란하게 푸른 하늘을 박고 있었네. 찾아준 은혜 잊지 못 할 겁니다. 헛걸음하게 해 죄송합니다. 삐뚤한 글씨체가 손잡이 근처 붙어 있었네. 나는 뜨거운 것을 목에 걸었네. 발길을 돌려 건널목에 섰네. 의수족 아저씨가 손 떼 묻은 연장을 메고 걸어가고 있었네. 누가 맡겼다 찾아가지 않은 낡은 가방에 망치, 칼, 가위 쓰다 남은 실, 지퍼, 우산대 몇 땅으로 기우는 어깨 위에서 강물소리가 들렸네. 아저씨가 자꾸만 되돌아보았네. 신발 밑창에 친 못처럼 총총하게 박혀 있는 별을 올려다보며 헛기침을 했네. 수선집 근처 굵은 주름살 떨어져 뒹굴고 있었네.
2002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당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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