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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박무웅 시인 / 히말라야 독수리

by 파스칼바이런 2019. 9. 21.

박무웅 시인 / 히말라야 독수리

 

 

히말라야는 땅 보다

하늘이 더 척박하다.

시시로 몰아치는 기류(氣流)는 또 얼마나

난폭한 맹금류들인가.

 

설산을 돌아

몰아쳐오는 상승기류와

눈에 날아와 박히는 날카로운

눈보라의 발톱과 부리.

 

히말라야 독수리는

바람의 一家다.

혹독한 바람의 훈육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하강하는 것들의 명단에

그 이름을 올려야 한다.

 

그러므로 독수리는 하강과 상승의

그 광대무변(廣大無邊)을

배워야 한다.

 

쓸모를 다한 발톱과 부리를

제 스스로 뽑고

새로이 고쳐 백년을 살듯

어쩌다 만나는 온순한 날씨도

제 발톱과 부리를 갈고 있는 중이다.

 

봄, 히말라야 독수리의 눈에

복사꽃 한 송이 핀다.

 

계간 『문학 · 선』 2018년 여름호 발표

 

 


 

박무웅 시인

1995년 《심상》으로 등단. 시집으로 『공중국가』 등이 있음. 2014년 세종우수도서 선정. 현재 월간 『시와표현』 발행인, 도서출판 『달샘』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