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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준 시인 / 에덴의 호접몽
내 어미는 누굽니까. 번식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존재합니까. 나는 날개달린 뱀입니까. 찰나에 떨어진 능금꽃입니까. 성서는 오독입니다. 압축된 문장에서 능금과 꽃이 분리되는 광경을 목격합니다. 꿈이 천연색으로 물드는 건 이승과 저승의 구별법이라 여겨도 좋을까요.
거울의 중간 지점을 꿈이라 해둡시다. 전생이 껍질을 벗는 것은 거울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그리하여 나는 거울에서 자랍니다.
물읍시다. 나는 누구의 잠에 존재합니까. 이렇게 오래 잠을 자도 괜찮습니까. 잠의 프리즘에서 분산되는 나는 당신입니까. 나를 길들이려는 당신은 나입니까.
허락한다면 아내를 삼았으면 합니다. 어쩌면 이전부터 나는 내 아내일지 모르겠군요. 내가 나를 삼킬 때 아내는 환생합니다.
자각자각, 허기진 나를 먹습니다. 행방이 묘연한 네펜데스를 찾아가는 한낮은 꿈꾸기 좋은 시간입니다. 네펜데스는 식물처럼 사는 인간이야, 라고 말하니 말이 사라집니다. 인류의 고향은 영원히 닫혔습니다.
전생을 두드리는 것이 잎사귀의 파장 때문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후생이 성립될 동안 오래 잠을 자는 이유를 혼수상태라 여깁니다. 식물인간이거나 코마상태라거나 내가 아는 범주에 속했으면 합니다.
부쩍 말이 많아진 뱀이 자기를 돌려달라 합니다. 꿈은 한낱 꿈이라고, 누군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원초적 자연주의가 되기로 결심한 날에 말입니다. 번식하지 않은 나는 여전히 존재합니까.
간단한 인사와 이름 정도는 알고 넘어갑시다. 거울에 누워있는 나를 꺼내겠습니다.
나비야,
웹진 『시인광장』 2018년 7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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