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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재기 시인 / 황홀한 군무(群舞)
참새가 떼 지어 놀던 자리 무사히 떨어져 있는 깃털을 본다. 그토록 많이 떨어뜨리고 저 나무와 나무 사이를 어떻게 날아다닐 수 있었을까. 은은한 향기까지 내뿜는 빛깔 고운 꽃이 다발을 이루듯 참새들이 벗어놓은 깃털이 가장 외지고 낮은 자리 담장 밑 구석에 몰려 바람에 실어 휘날리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세상으로 떠돌고 떠돌다가 마침내 제 집으로 깃든 자랑스러운 모습이다. 말로 다할 수 없는 경지에 다다른 모양새, 온갖 욕망으로부터 벗어나 텅 비어 있는 저 깃털들의 황홀한 군무(群舞)
웹진 『시인광장』 2018년 6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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