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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솝 시인 / 라디오가 듣고 있는 라디오
가양3동 “하수암거 공사 현장” 푯말 앞 젊은 인부가 삽 한 자루를 깔고 앉아 라디오를 듣고 있다.
오렌지 색 트랜지스터 사내가 쏘아 올리는 도넛 연기 속으로 4분의 4박자의 새들이 포르릉 뛰어들고
메타세쿼이아 바싹 구워진 그늘로 구급차가 경적을 울리며 간다. 바이크를 탄 건달들이 투투투투 떼 지어 오고 지축을 울리는 천공기 소리
갑작스러운 사이렌 소리에 멈춰 서는 차들 라디오 속 목소리는 고열이다, 순간 일제히
인부 쪽으로 늘어지고 있는 노란 귀들
훈련 공습경보가 있거나 말거나 도넛은 여전히 둥글고 음악은 혼자 경쾌하고
허공에 푹 찔러 넣은 이어폰들 사이
라디오가 듣고 있는 라디오들
웹진 『시인광장』 2018년 6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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