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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정 시인 / 가본 적 없는 방
그날, 사라진 그 방
따뜻했던가, 가방이 열리지 않아 낭패를 봤던 그 방. 당신과 당신의 실루엣 사이로 뜨거운 혀가 숨어있던, 노란 우산은 접히지 않아 가방에 넣지 못했지. 일주일 내내 비가 창을 두드리고 오래된 벽지가 기어올랐어. 난 그 방에 가지 않았지. 당신의 젖은 양말 때문이 아니야 식은 커피를 탓하지도 않아 옷장 속 요란한 드라이기가 있고 구불거리는 그림자들이 화장실에 넘실대던 그 방 무늬 없는 갈색 커튼이 침묵을 흔들 때 모르는 전화가 계속 울렸어 끝내 찾을 수 없었던 귀걸이 한 짝, 이불을 뒤집어써도 붉은 빛이 입술과 입술 사이로 번지던. 지금도 손끝에 감도는
그 방, 가본 적 없는
계간 『포엠포엠』 2018년 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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