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바다 시인 / 인어 아저씨
드러눕는 놈은 용납하지 않겠다 아무리 상냥해보여도 서울의 벤치는 벤치
물을 향해 뻗어가는 발가락들은 낚시 금지 떠내려오는 것마다 건져내면 투신한 시체잖아
물독 오른 잿빛 등짝을 밟으며 산책을 해요 그 위에 널어놓은 건 당신의 밥통 간 쓸개 창시
달도 그림자도 없는 시간 구린 쓰레기차가 어정쩡 원을 그리자 똥구멍을 오므리고 중심으로 모여드는 비둘기들 줄 것 없는데도 옷깃을 흔드는 바람들
강이 불어 막걸리 같네 건져내자 퍼져버리는 라면발 사이로
인어 아저씨, 앞으로도 보이지 않을 거야 얌전히 손바닥에 눈을 넣고 다녀요
퉁! 퉁! 아침이 섬처럼 부어오르고 있어요
웹진 『시인광장』 2017년 10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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