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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섭 시인 / 물이 지은 집
매서운 바람에 어깨 출렁이며 곪아가는 투명한 집 맑은 생을 삭혀 지나온 시간 덮는다 허공이 먼저 집이 되어 낮게 움츠린 바닥 응시하고 있다 뜨거운 상처로 부풀어 오르는 물의 살갗들 출구가 없는 지붕 하얀 통증으로 팽팽하고 주춧돌도 기둥도 없이 물만 가득한, 끊임없이 부대끼며 지껄이는 말들이 수면으로 오르지 못하고 얼어붙는다 제 몸 얼려가는 지붕은 물속 소리들을 따뜻하게 감싸고 있다 뿌리에서 솟구쳐 나오는 환한 눈물 흘릴 때까지
2005년 《심상》 등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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