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 시인 / 廟庭의 노래
1
南廟 문고리 굳은 쇠문고리 기어코 바람이 열고 열사흘 달빛은 이미 寡婦의 靑裳이어라
날아가던 朱雀星 깃들인 矢箭 붉은 柱礎에 꽂혀있는 半절이 過하도다
아아 어인 일이냐 너 朱雀의 星火 서리앉은 胡弓에 피어 사위도 스럽구나
寒鴉가 와서 그날을 울더라 밤을 반이나 울더라 사람은 영영 잠귀를 잃었더라
2
百花의 意匠 萬華의 거동이 지금 고요히 잠드는 얼을 흔드며 關公의 色帶로 감도는 香爐의 餘烟이 神秘 한데
어드메에 담기려고 漆黑의 壁板 위로 香烟을 찍어 白蓮을 무늬놓는 이밤 畵工의 소맷자락 무거이 적셔 오늘도 우는 아아 짐승이냐 사람이냐.
1946년 3월《예술부락[藝術部落]》 2집 등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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