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주 시인 / 벽(壁)
덧없이 바래보든 壁 에 지치어 불과 時計를 나란이 죽이고
어제도 내일도 오늘도 아닌 여긔도 저긔도 거긔도 아닌
꺼저드는 어둠속 반딧불처럼 까물거려 靜止한 「나」의 「나」의 서름은 벙어리처럼…
이제 진달래꽃 벼랑 햇볓에 붉게 타오르는 봄날이 오면 壁차고 나가 목매어 울리라! 벙어리처럼 오 ― 壁아.
193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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