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화 시인 / 화가의 詩
파열된 유리창 틈 밖 위엔 목 떨어진 노동자의 피비린내가 나고 은행소 벽돌담에는 처와 자식들의 마라 붙었든 껍질 춘절의 미풍으로 구렁이 탈같이 흐느적거린다. 추절의 풍경화는 나의「켄버스」위에서 이렇게 화려하고 양기 있게 되어간다. 유위한 청년 화가의 고린내나는 권태와 육취가 코를 찌르는「아트리에」속에서 인간이 낡은 피와 다 삭은 뼈를 가지고 이 천재 예술가는 풍경화를 새긴다.
그러나「싸로」의 작품으로는 나의 생각은 너무나 상등인 것 같다. 인형과 전차표 병정 구두로 그린 그림이 암만해도 나는 시인이상이다.
춘야(春野)를 걸어가는 장신이 청년 실연한 한 아이 아니면 소매치기로 출세한 그는 별안간 돌아서 나의 이마를 후렸다. 나의 화중(畵中)에 출장시킨 충실한 인형이 그리고 그는 도망을 하였기 때문에 화판엔 큰 구멍이 뚫어져버리었다. 복수- 나는 불구대천을 맹세하고 이 그림을 그린다. 이것은 나의 출세할 그림 역사의「스토리」이다.
암만해도 나는 회화에서 도망한 예술가이다. 미래파-공적(功的)이고 난조미의 추구 그것도 아니다 결코 나의 그림은 미술이 못 되니까 하마터면 또는 1917년 10월에 일어난 병정의 행렬과 동궁(冬宮) 오후 3시와 9시 사이를 부조하고 있을지도 모를 것이다. 사랑할만한「아카데믹」의 유위한 청년의 작품이- 오오 나의 그림은 분명히 나를 반역했다. 그러고 새로운 나를 강요하는 것이다. 뺑기-냄새를 피우고 피냄새를 달랜다. 그리할 것이다 나는 이후부터는 총과 마차로 그림을 그리리라.
-조형 예술가의 침언(寢言)-
월간 『朝鮮之光(조선지광)』1927년 5월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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