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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근대)

백석 시인 / 정주성(定州城)

by 파스칼바이런 2019. 5. 15.

백석 시인 / 정주성(定州城)

 

 

  산(山)턱 원두막은 비었나 불빛이 외롭다

  헝겊 심지에 아주까리 기름의 쪼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잠자려 조을던 무너진 성(城)터

  반딧불이 난다 파란 혼(魂)들 같다

  어데서 말 있는 듯이 크다란 산새 한 마리 어두운 골짜기로 난다

 

  헐리다 남은 성문(城門)이

  한울빛같이 훤하다

  날이 밝으면 또 메기수염의 늙은이가 청배를 팔러 올 것이다  

 

1935년 8월31일 《조선일보》 발표 등단시

 

 


 

백석 [白石, 1912.7.1 ~ 1995] 시인

1912년 평안북도 정주에서 출생. 본명은 백기행(夔行). 오산학교를 거쳐 동경 청산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 1935년8월31일《조선일보》에 시 〈定州城〉을 발표하며 작품활동 시작. 시집으로 『사슴』(선광인쇄주식회사, 1936)이 있음. 1995년 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