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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영 시인 / 페이스오프
잠든 사랑은 독백이야, 붉은 꽃에 나를 맡기고 싶지 않아
꽃은 바람 없는 시간에 얼굴을 바꾸지
내 안에 모르는 내가 오래 서 있지
꽃 진 꽃의 얼굴은 달라 보여서
처음 보는 듯 입술이 대신 붉어지지
시간을 비워둘게, 잠들지 않은 눈을 찾을게
몇 장의 몸이 희어졌어, 치모가 보일 듯 스치고
가슴에 또 다른 눈이 생겨나지
볼 수 없는 곳에서 겨울은 피고 있어
울음은 잠들지 않아, 눈뜨면 얼굴이 바뀌지
그런 날 초침 없는 저녁이 낯선 눈매와 마주앉아 있지
바람에 흔들려도, 캄캄한 것들은 사라지지 않아
사랑이 달아나기 전 얼굴에 울음을 가두어야겠어
반년간 『포에트리 슬램』 2019년 상반기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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