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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나태주 시인 / 황홀극치

by 파스칼바이런 2019. 9. 27.

나태주 시인 / 황홀극치

 

 

  황홀, 눈부심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함

  좋아서 까무러칠 것 같음

  어쨌든 좋아서 죽겠음

 

  해 뜨는 것이 황홀이고

  해 지는 것이 황홀이고

  새 우는 것 꽃 피는 것 황홀이고

  강물이 꼬리를 흔들며 바다에

  이르는 것 황홀이다

 

  그렇지, 무엇보다

  바다 울렁임, 일파만파, 그곳의 노을,

  빠져 죽어버리고 싶은 충동이 황홀이다

 

  아니다, 내 앞에

  웃고 있는 네가 황홀, 황홀의 극치다.

 

  도대체 너는 어디서 온 거냐?

  어떻게 온 거냐?

  왜 온 거냐?

  천 년 전 약속이나 이루려는 듯.

 

시집 『황홀극치』(지식산업사, 2012)중에서

 

 


 

나태주 시인

1945년 충남 서천에서 출생. 1963년 공주사범학교 졸업.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 〈대숲 아래서〉가 당선되어 등단. 저서로는 시집으로 『대숲 아래서』를 비롯, 『누님의 가을』, 『막동리 소묘』, 『사랑이여 조그만 사랑이여』, 『풀잎 속 작은 길』, 『슬픔에 손목 잡혀』, 『산촌 엽서』, 『쪼끔은 보랏빛으로 물들 때』 등과 산문집 『외할머니랑 소쩍새랑』, 『시골사람 시골선생님』, 동화집 『외톨이』 등이 있음. 흙의문학상, 충청남도문화상, 현대불교문화상, 박용래문학상, 시와시학상, 편운문학상 등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