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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근대)

오상순 시인 / 방랑의 마음

by 파스칼바이런 2019. 7. 1.

오상순 시인 / 방랑의 마음 1

 

 

흐름 위에

보금자리 친

오 --- 흐름 위에

보금자리 친

나의 혼(魂).

 

바다 없는 곳에서

바다를 연모(戀慕)하는 나머지에

눈을 감고 마음 속에

바다를 그려 보다

가만히 앉아서 때를 잃고.

 

옛성(城) 위에 발돋움하고

들 너머 산 너머 보이는 듯 마는 듯

어릿거리는 바다를 바라보다

해 지는 줄도 모르고 …….

 

바다를 마음에 불러일으켜

가만히 응시(凝視)하고 있으면

깊은 바닷소리

나의 피의 조류(潮流)를 통하여 우도다.

 

망망(茫茫)한 푸른 해원(海原) …….

마음 눈에 펴서 열리는 때에

안개 같은 바다와 향기

코에 서리도다.

 

-<동명>(1923)-

 

 


 

오상순 [吳相淳, 1894.8.9 ~ 1963.6.3] 시인

1894년 서울에서 출생. 호는 공초(空超). .1906년 경신 학교(儆新學校) 졸업. 1918년 도시샤(同志社) 대학 종교철학과 졸업. 1920년 김억(金億), 남궁벽(南宮壁), 염상섭(廉想涉), 변영로(卞榮魯), 황석우(黃錫禹) 등과 함께 《폐허》의 동인으로 그 창간호에 〈시대고와 희생〉이라는 글을 발표하며 작품활동 시작.

1924년 보성 고등 보통 학교의 교사를 거쳐 1930년 불교 중앙 학림(동국 대학교의 전신) 교수 역임. 1954년 예술원 종신회원. 1959년 예술원상, 1962년 서울특별시문화상과 대통령상 등을 수상. 1963년 지병으로 사망. 주요작품으로 「한잔술」, 「첫날밤」, 「방랑의 마음」, 「허무혼의 선언」, 「폐허의 낙엽」 등이 다수 있음. 저서로는 死後 발간된  《오상순 시선》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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