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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근대)

김광균 시인 / 데생

by 파스칼바이런 2019. 7. 2.

김광균 시인 / 데생

 

 

1

향료(香料)를 뿌린 듯 곱단한 노을 위에

전신주 하나하나 기울어지고

 

먼 ― 고가선(高架線) 위에 밤이 켜진다.

 

2

구름은

보라빛 색지(色紙) 위에

마구 칠한 한 다발 장미(薔薇)

 

목장(牧場)의 깃발도, 능금나무도

부을면 꺼질 듯이 외로운 들길.

 

-<조선일보>(1939)-

 

 


 

김광균 [金光均, 1914.1.19 ~ 1993.11.23]  시인

1914년 개성에서 출생. 호는 우두(雨杜). 개성상업학교 졸업. 1926년 《중외일보》에 〈가는 누님〉을 발표하며 등단.  193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 〈雪夜(설야)〉 당선.  1939년 『와사등』을  시작으로 『기항지』, 『황혼가』, 『추풍귀우』, 『임진화』 등의 시집 출간. '자오선' 동인으로 활동. 1989년 지용문학상 수상. 1993년 부암동 자택에서 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