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만영 시인 / 달·포도·잎사귀
순이, 벌레 우는 고풍(古風)한 뜰에 달빛이 밀물처럼 밀려 왔구나.
달은 나의 뜰에 고요히 앉아 있다. 달은 과일보다 향그럽다.
동해 바다 물처럼 푸른 가을 밤
포도는 달빛이 스며 고웁다. 포도는 달빛을 머금고 익는다.
순이, 포도넝쿨 밑에 어린 잎새들이 달빛에 호젓하구나.
-<시건설>(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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