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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리 시인 / 파도치는 방
고래처럼 바다 속을 잘도 헤엄치던 아버지 방을 밀며 바다로 간다 저 방이 파도를 치는 구나 우리 저 방으로 이사 가자 아버지, 우리 오늘 이사 왔어요 아직 이삿짐도 다 정리 못한걸요 얘야, 그래도 파도가 없는 방은 재미가 없구나
방속에 있던 이삿짐들이 하나 둘 떠올라 우주 끝까지 떠다닌다 비틀거리는 방 날아다니는 방 파도치는 방 우주 끝 파도가 방으로 밀려와요 바닷속에서 고양이가 리본을 흔들어요 그런데 고양이는 알까요 방이 왜 자꾸 흔들리는지 아버지, 그래도 가끔은 절 꺼내주세요 파도만 치는 방은 재미없어요
웹진 『시인광장』 2019년 8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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