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지소 시인 / 중심의 연못
나의 기쁨은 아주 짧게 아주 조금 사랑하시고 나의 슬픔은 너무 오래 너무 많이 사랑하시는 검은 세계여
당신도 울고 있나요? 으깨진 수박처럼 붉은 달빛 아래 엎드려 울고 있나요?
내 두 눈을 멀게 하신 연후에 꽃이 피게 하시고 내 두 귀를 틀어막으신 연후에 방울새를 풀어놓은 검은 세계여
당신도 나처럼 울고 있나요? 기나긴 장마 끝 그예 무너진 낡은 집처럼 주저앉아, 주저앉아 울고 있나요?
나처럼, 혼자 앉기엔 너무 긴 소파에 덩그러니 혼자 앉아 울고 있나요?
웹진 『시인광장』 2019년 8월호 발표
|
'◇ 시인과 시(현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이어진 시인 / 눈송이 레시피 (0) | 2019.12.01 |
|---|---|
| 권이화 시인 / 아름다운 태양의 발목을 잘라 구름 속으로 던지겠어요 (0) | 2019.12.01 |
| 최혜리 시인 / 파도치는 방 (0) | 2019.12.01 |
| 김은후 시인 / 비행월식 (0) | 2019.12.01 |
| 이여원 시인 / 호구(狐口) (0) | 2019.1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