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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시인 / 눈송이 레시피
우리는 먼 곳을 향해 날고 있는 눈송이의 이름을 불렀다 눈물이 육각형으로 매달려 있었다 여름의 감정은 눈송이로 흩어졌다
눈송이 안에서 각진 눈물방울 같은 냄새가 뿜어져 나올 때 공기의 눈동자에 가느다란 속눈썹을 붙이고 긴 여행을 떠나고 싶었다
오래 전 구름의 엽서를 받은 후, 아주 오랜 후였다 내가 가볍게 날아다니는 걸 눈치 챈 걸까 지붕이라면 내가 포근하게 덮어주는 걸 상상하고 있을지도 모르지
누군가 일곱 개의 사과와 돌멩이가 날아다니는 동화책을 읽었을지도 모르는 눈송이 안에서 객석은 극장의 화면 속을 폭설로 내리는 여름 풍경으로 앉아 있을지도 모르지
그건 미래에서 온 눈송이, 나뭇가지를 흔들고 지나가는 바람으로 눈송이의 혓바닥 위에서 맛나게 스며드는 주인공들처럼 우리는 서글프고 날선 서로의 윤곽을 핥았다
한 번쯤 눈송이에게서 편지를 받고 싶다 눈송이의 머릿속을 흘러다니는 구름의 손가락은 흘러내리는 빙수, 나는 조금씩 사라지는 눈송이 안에서 정오의 시간을 음미하고 있다
사각사각 눈송이가 스며드는 소리가 들렸다 오래전 내가 얼음을 상상하던 그 눈빛 안에서 길고 긴 미로가 얽힌 육각형의 눈송이 안에서
웹진 『시인광장』 2019년 8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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