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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민 시인 / 경포대 . 1
별들은 가슴과 가슴을 맞대고 자꾸 부화하려 했고 파도는 새로운 노래를 자꾸 흥얼거렸어 엿들었지
오랫동안 머무른 카페에, 바닷가에, 술잔에, 저들만의 노래를 흘렸는데 머무른 자리마다 반짝이는 음표들이 흥건했지
그랬어, 나는 통과 되는 구름이고 바람이었으므로 길지 않을 거라는 따우할머니의 말만 중얼거렸지
초경을 치루고 열병으로 死境을 헤맬 때 할머니의 그 말은 어느 쪽 였는지, 지금도 알 수는 없지만
손가락에 걸었던 약속 같은 건 애당초 없다는 듯 서랍 깊숙이 간직해 두었던 파도의 손가락이 낯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
경포대의 바다가 검게, 까맣게, 변해갔지
동해의 세찬 파도에 스무 살의 손가락은 뭉텅 잘려 나가고
검은 껍질 속에서 푸른 씨앗이 자라기를 기다리며 같은 방향의 슬픔들은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어
웹진 『시인광장』 2019년 8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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